이 채소 저 채소 심어 먹는 재미도 줄어들면서 방치된 화단
지난 가을부터 나무가 조금씩 어긋나기 시작하면서
겨울을 지나면서 완전히 허물어진 화단 울타리
8년 전 반값에 판다고 하길래 무턱대고 사둔 목재를
두 달 넘게 묵혔다가 만든 화단
화단을 만들고도 남은 나무로 의자를 만들기도
한국에 가면서 비웠던 다음 해 여름, 돌아오니 3호 키를 훌쩍 넘는 깻잎 풍년을 일궜던 화단
옛 영화를 꿈꾸며. 무너져 엉클어진 목재를 가지런히 늘어놓고
화단 안쪽 흙에 밀려 밖으로 기울어진 목재를 삽으로 들어 안쪽으로 밀고
들린 틈에 자갈을 집어 넣어 목재가 살짝 안쪽으로 기울도록
목재를 다시 층층이 쌓아 올리면서 고정하려고 꺼낸 대형 나사못
목재 2개를 고정할 수 있는 길이
이전 모습으로 겹겹이 쌓아 올리면서 나사못으로 고정한 울타리
그 다음에 버리지 못하고 챙겨뒀던 철재 앵글을 적당한 길이로 자르고
환단 안쪽 땅에 박고 울타리에 나사못으로 고정
혹시 오가며 스치면 다칠 수도 있겠다 싶어 각진 앵글을 두드려 뭉개 놓고
다니며 흔들어 보니 제법 단단하게 고정된 울타리가 이대로 몇 년은 잘 버텨줄 듯
오랜만에 보는 반듯하게 선 화단 울타리를 보니 올여름에 무엇이 솟아오를지도 기대가 되는
순희야~ 여기서 찾아도 되나요? ㅋㅋ
올려주시는 오하이오님과 일호 이호 삼호의 글들 수필마냥 즐겨 읽고 있습니다. 이제야 댓글달아 죄송할 정도로요.
저도 첫 집을 사고 이제 1년되어가는데 손이 가는 일이 왜이리 많은지... 오하이오님같이 하나 둘 제 손으로 직접 하는 날이 얼른 오면 좋겠습니다.
찾아주시면야 저야 영광이긴 합니다만 이곳 순희가 그다지 인기가 없어서 찾고 나면 실망이 더 클 것 같은데요^^
정말 미국 집은 손 가는데가 많더라고요. 그래도 주변 사람들이 아끼지 않고 고치고 바꾸는 걸 보고 집에 대한 생각을 바꾸는 계기가 되기도 했어요. 미국 오기 전에는 집은 재산으로서 가장 큰 의미를 두었던 터라 처음엔 저렇게 돈들여서 집을 유지하면 뭐가 남나 싶었거든요. 아마도 많은 분들이 그렇게 애쓰셔서 제가 1940년대 지은 집에 살면서도 전혀 불편하지 않게 사는 것 같아요. 처음 집 사서는 빨래건조기를 환기통에 연결도 못해서 사람을 불렀던 기억이 있어요. 아마 조금 더 보내시면 잘 하시리라 믿어요.
단단하게 고정된 울타리가 가로로 곧게 뻗은 사진이 뭔가 심리적으로 안정이 되는 사진이네요. 신기합니다. ㅎㅎ
그렇게 봐주시니까 저도 신기하네요. 실은 한동안 허물어졌던 울타리가 익숙해서 그런지 반듯하게 선 울타기가 낯설 만큼 신기하더라고요. 그래서 오며가며 보게되는데 볼때마다 흐믓하고 안정된 마음이 들더라고요.
저는 화단가꾸기는 엄두가 안나 화분에 상추모종 심고 바라보는하루하루가 즐겁네요. 여름에 풍성한 식탁을 꾸며주리라 기대해봅니다. 오하이오님댁에도 어떤 푸르름들이 즐거움을 올려줄까 궁금하네요
하루하루 즐거운 그 기분 이해합니다. 저도 처음 무척좋아하고 많이 먹는 깻잎 심어 두고 설랬던 기억이 있습니다. 상추 모종을 구할 수 있으면 저희도 심어 보고 싶네요. 씨를 심어서는 성공하지 못했어요. 깻잎도 씨로는 실패하고 모종을 좀 얻어 심었던 것이 지금은 여름마다 난리가 난듯 자라더라고요. 심지도 않은 부추는 해마다 여기저기서 자라고, 심었던 마늘도 제때 먹지 못해서 매해 줄기를 올리는데 금세 부추와 깻잎에 가려지고 말더라고요.
우와 초록초록하고 뭔가 확 안정적인 느낌이드네요.
제 뒷마당은 컨셉이 할로윈인데요. 수많은 거미줄과 먼지와, 언젠가는 심어야지 하고 싸아놓 흙만 한 3포대가 몇달째 방치되어있는 곳이지요.
순간 저 마당에 앉아서 새소리 들으면서 하늘보고 멍때리고 싶다라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확실히 초록색이 주는 편안함이 있나 보네요.
우리집도 돌보지 않으면 순식간에 난장판이 되긴 하더라고요. 여름철 두어달 비우고 오면 집 주변을 키만한 잡초와 잡목이 둘러 쌓아서 귀신의 집을 만들어 놓더라고요. 그래도 또 뽑고 치우면 순식간에 정리가 되기도 하고요. 사둔 흙을 쌓아두시고 아직 안 쓴 것도 다 겪고 지나간 일이라 이해가 됩니다. 그것도 한번 풀면 순식간에 처리하시리라 믿어요.
그냥 멍때리기엔 아직 좀 쌀쌀하네요. 대신 마당 정리 마치고 버려야할 잡목이나 나뭇가지로 불 피워 '불멍'도 괜찮겠네요.
저희집 주소 드릴테니 오셔서 보수공사좀 어찌.....
하하, 남의 집 일까지 할만큼 잘하진 못합니다. 제 집이니까 이렇게 저렇게 마음대로 해 놓고 보게 되는 것 같아요.
포스팅 볼 때마다...정말 금손을 가지셨네요!
저 앵글은 안쪽에 설치를 했으면 더 좋지 않았을까...하는 생각이 잠시 들었어요.
그리고 아래에서 두번째 사진에...왼쪽 나무 뒤에 숨어있는 것은 로봇인가요? 딱 이 사진에서만 보이는데, 궁금하네요. ^^;;
그냥 단순 노동에 가까운 일어었다 싶은데 금손이라 해주시니 민망하네요.
앵글은 화단 안쪽에 설치를 했는데, 혹시 말씀하신 방향이 저와 다른 걸 말씀하시는 건지는 모르겠습니다. 일단 밖에서 보면 보이지는 않는데, 다가가서 내려 보면 눈에 띄게 보이긴 하네요.
보신 그 로봇같은 것은 스타워즈에 나오는 군인 인형입니다. 아이들이 어려서 잘 갖고 놀던 제법 큰 인형인데 총을 든 오른손 손몽이 부러지면서 갖고 놀지 않게 되었는데 아이들이 나무뒤에 한손을 가리고 숨은 듯히 세워 두니 그런대로 장식이 된 듯 해서 그냥 뒀습니다. 가끔 오시는 분들도 보시고 놀라시기도 하고 재밌어 하시기도 하더라고요.
수고하셨네요. 근처라면 한번 방문해서 pressure washer로 깨끗하게 청소해드리고 싶네요.
최근 pressure washer를 하나 장만해서 뒷마당 데크와 목재난간 등 주변에 묵은 세월의 때를 날려버리니 금방 몇 년 전으로 돌아간 듯해서 상쾌한 느낌이 들더군요.
아고 말씀만이라도 감사합니다. 그렇지 않아도 흙을 다 털어낼까 하는 생각을 했는데 날 쌀쌀해서 미뤘는데 그걸 바로 봐주셨네요. 날이 좀 더 따듯해지면 저도 한번 싹 씻어 버리도록 해보겠습니다.
저희집도 저렇게 레이징 베드를 할 걸 그랬어요 ㅜㅜ 화분에 하니 영...
따로 화단을 만들면 아무래도 심는 양이나 관리 측면에서 편리한 것 같긴하네요. 이제라도 만드시고 화분을 옮겨 심으면 되죠. ^^
저도 오하이오님 만큼은 아니지만 몇가지 길러보려고 하는데 여기저기 들여다 본 결과, 큰 화분에 하나씩 심는게 괜찮을 듯 싶어서 해보려고 합니다. 예전에 깻잎을 심었었는데 벌레도 많이 먹고 성공하지 못했습니다. 깻잎 잘 키우는 비결 좀...
깻잎은 저희가 따로 뭐 하는게 없는데, 잘 자랍니다. 너무 번성해서 일부러 싹을 없애기도 할 정도로요. 벌레가 더러 먹긴해도 그 양이 많아서 그런지 그다지 눈에 띄진 않는데요. 특별한 건 없고 깻잎은 씨를 몇번 심어서는 실패했는데 모종을 심었더니 아주 잘 자라더라고요. 그 뒤로는 정말 아무 것도 안합니다. 가끔 흙 부어주고 거름 조금 주고. 혹시 화분이라는 게 제한이 될까요?
여름쯤 새로고친 화단 안쪽에서 무럭무럭 자라는 깻잎 상추 고추등의 야채를 보길 원합니다. 더불어 그 야채로 5식구 둘러모여 삼겹살이라고 구워 드시며, 웃는 삼총사의 환한 미소도 기대합니다.
지난해 깻잎이 화단 밖에까지 너무 무성하게 여기저기 자라서 씨가 생기기 전에 일찍 뽑아 버렸는데 올해는 어떨지 장담하기 힘드네요. 지금 와서는 좀 후회가 되네요. 그래도 기대해준신대로 다섯식구 즐겁게 먹을 수있게 잘 자라주면 좋겠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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