키우는 고양이가 오늘 천식 진단을 받았습니다. 간혹 기침을 몇 달에 한 두번 하긴 했는데, 최근 베이 에리아 지역에 산불 스모크가 내려왔었거든요. 그게 지나가자마자 2주 동안 매일 기침을 해서 병원에 데려가서 엑스레이를 찍었더니 의사가 뿌옇게 된 폐 사진을 보여주면서 엄청 심한 건 아닌데 염증이 있으니 약을 먹자고 했습니다. 신부전증을 앓고 있어 약을 가급적이면 피하려고 했는데 일단 기침과 염증을 잡는게 우선인 거 같아서 스테로이드랑 항생제 2주 분을 처방 받아왔습니다.
제가 사는 집이 오래된 집이고 거실 전면이 통창 베란다라, 바깥 공기가 집으로 많이 새어 들어오는 편입니다. 산불 스모크 내려 왔을 때, 외출하지 말라는 안내를 받을 정도로 공기가 나빠서 집에 있는 테이프로 창문 틈새도 막고 해봤는데, 고양이가 이렇게 아픈 걸로 보아 별로 효과가 없었던 것 같아요. 저는 목이 좀 칼칼하고 눈이 따갑기도 했지만 호흡기 질환은 없었습니다. 캘리포니아에 살면 이런 일이 계속 일어날 것 같은데, 그렇다고 창문을 교체하기엔 너무 돈이 많이 드니 아주 큰 비닐을 사서 비슷한 일이 발생하면 베란다 창문들 전체를 비닐로 막아 볼까 생각 중입니다.
기침 시작한 이후로 계속 고양이 상태를 살피고 있는데, 아래와 같은 환경에서 기침이 심해지거나 줄어드는 패턴이 있는 것 같습니다.
고양이의 경우에 천식 기침이랑 헤어볼 구토를 헷갈려 하는 경우가 많다고 알고 있습니다. 제 경험상, 헤어볼 구토는 꿀럭 꿀럭에 가까운 소리를 냅니다. 뭔가를 위에서 게워내려고 하는 듯한 느낌으로요. 천식 기침은 wheezing이라고 해서, 좀 더 쉰소리가 나는 기침을 하는 것 같습니다. 기침을 한 후에 목의 이물을 삼키려는 듯 쩝쩝 거리면서 뭔가를 삼키기도 하는데 이게 헤어볼과 좀 착각을 하기 쉬워요. 제 고양이는 한 번 시작하면 2-3분간 계속 되는데 숨쉬는게 힘드니 코나 입으로 침 방울들이 분사되기도 합니다. 의사 말로는 진짜 심하면 개구호흡을 하거나 혀를 뺀다고 하는데요. 이럴 경우엔 지켜보지만 말고 응급실로 뛰어가야 하는 것 같습니다.
이번에 처방 받은 약을 먹으면 당장 염증엔 도움이 될 것 같은데, 천식은 완치가 안되고 계속 관리가 필요한 병이라고 해서, 앞으로 실내 환경 관리에 어떻게 더 주의를 기울일지 고민 중입니다. 혹시 집에 천식을 앓는 사람이나 동물이 있는 다른 분들은 어떻게 관리하시는지 궁금합니다.
쪼끄만 애기가 기침하는거 생각만 해도 ㅜ
고양이들은 아파도 잘 티도 안 내고 자기 의사표현을 할 수 있는 것도 아니니 참 힘들어요ㅠㅠ
병원가고 이런 스트레스받는 일들이 다 너를 도와주기 위한거야하고 설명도 못해주고..
고양이친구가 큰 증상없이 건강할 수 있기를 빕니다
그쵸, 동물들은 말도 안통하고 특히 고양이들은 아픈거 잘 숨긴다고 해서 마음이 조마조마 할 때가 많습니다. 그래도 열심히 케어해 보려구요. 따뜻한 댓글 감사합니다 ^^
천식은 그냥 같이 가야 해요. 스테로이드 약 처방하면 그거랑 먹을걸 섞여먹이는데 그게 사실 고양이 몸에 좋을 리가 없죠. 사람 몸에도 안 좋은데 말이죠. 저희는 이제 심지어 inhaler를 사서 주입합니다. 사람이 하는거랑 같은 건데 앞에 입 주변을 커버해주는게 같이 붙어 있습니다. 참고로 이게 사람의 약이 아니라서 보험처리가 안되서 드럽게 비쌉니다..
Aerokat 이라고 inhaler 아답터 있어요 폐에만 영향 주는 스테로이드가 일반적으로 부작용 더 적고 효과적이예요 주치의가 잘 안알려주면 내과 전문의에게 처방 받으셔도 되요
천식은 계속 관리해주는 수 밖에 없나봐요. Prodigy님도 아이 케어하시느라 수고가 많으시겠어요. 아이가 인헤일러를 싫어하진 않던가요? 저도 인터넷에서 보긴 했는데, 저희 고양이가 한 예민해서 사용을 거부할까봐 좀 걱정되더라고요.
뭐 그래도 어쩌겠어요? 복용하는것보다는 훨씬 부작용이 덜한데요. 점점 할 수 있게 도와줘야죠. 저희는 그래도 생각보다 잘 적응해서 처음부터 잘하긴 했습니다.
초음파가습기에 정수기 물 (염소를 걸러낸) 쓰면 탱크내에서 세균이 과다증식할 수 있어요. 수돗물에 유해물질이 지역에 따라 있을 수도 있고 (특히나 종종 터지는 노후수도관 크리..) 정 그게 걱정되면 살균처리된 물을 쓰는게 맞는데, 가습기를 무균상태로 유지한다는게 거의 불가능에 가깝습니다;
저도 가습기에 대해서 찾아봤는데, 정수물이 더 세균번식율이 높다고 하더라구요. 하지만 제가 사는 아파트가 50년된 콘도라 파이프가 낡은 것 같고 또 석회가 많아서, 그래도 정수물을 사용하고 있어요. 제가 쓰는 초음파 가습기에 warm mist 기능이 있어서 물 온도를 높이면 세균이 좀 줄어들지 않을까 해서 주로 그 기능을 써요. 가열식 가습기가 그래도 세균 번식율이 제일 적다고 해서 구매하고 싶은데 미국에는 고용량 가열식 가습기가 거의 없더라구요. 한국에는 밥솥처럼 생기고 내부가 스테인레스라 세척이 편리한 제품도 많은 것 같구요. 가습기는 자주 씻어주는 게 사실 젤 중요한 것 같은데 관리가 너무 귀찮고 힘드네요 ㅜㅜ
미국에서는 보통 슬로우 쿠커로 가습기를 씁니다 어차피 가열식 가습기랑 원리는 비슷? 똑같?은거 같으니 한번 시도해 보세요
굳이 가열식이 아니셔도 된다면 미국은 evaporative 가습기가 잘 되어있어요 이거는 water treatment 넣어도 무해합니다
최근에 보네이도에서 나오는거 좋아보이더라구요 아직 안 샀는데 이제 환절기라 저도 하나 사려구요
슬로우 쿠커를 가습기로 쓴다니 신기한 아이디어네요. 마침 인스턴트 팟이 있어서 써볼까 했는데, 인터넷에 사용 후기 찾아보니 물에 석회가 있으면 물이 졸으면서 내솥에 눌러 붙을 수 있다고 해서 일단은 초음파 가습기를 열심히 닦으면서 써볼까 합니다. evaporative 가습기도 안그래도 찾아보고 있었는데요. 저는 벤타 제품을 보고 있었는데, 대용량이고 식기세척기로 씻을 수 있다는게 너무 마음에 들지만, 바람이 좀 차다고 해서 갈등이 되네요. 외풍이 심한 집에 사는지라 ㅠㅠ 이런 점들이 문제 되지 않는다면 괜찮은 옵션일 거 같아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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