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행편이나 호텔 후기는 생략하고 수술관련 내용에만 집중하도록 하겠습니다.
23년, 5월부터 조금씩 무릎이 뻑뻑해지는 느낌이 들더니 6월엔 10분만 서 있다가 무릎을 굽힐 때 악 소리가 날만큼 아파짐. 근육의 문제라고 생각하고 마사지와 온찜질 시행. 워밍업을 하다보면 덜 아파져서 운동은 계속 함.
10월초, 한국에서 MRI 촬영 후 우측 무릎 반월상 연골판이 찢어져서 수술이 필요하다는 소견을 받음.
10월중, 미국에서도 같은 MRI 사진과 검진을 토대로 같은 소견을 받음. 이후 아내가 폭풍검색 후 잘 하시는 선생님을 찾아 한국에 있는 가족이 대신 방문하도록 예약. 가족관계증명서 및 이런저런 동의서 필요.
11/20, 전화로 MRI 사진과 상태에 대해 진료받음. 미국에 있다고 하니 아무 때나 끼워줄테니 편할 때 오라고 하심. 벌써 반년 정도 고생 중이라 빨리 치료하는 게 좋다고 판단되어 11/28일 입원, 29일 수술예약.
@쯔라링 님의 할인쿠폰도움으로 급하게 현금박치기하여 2인 발권. 다시 한 번 감사드립니다, 쯔라링님.
11/25 포틀랜드 출발. 잘 있거라, 민족영산 마운트 후드.
11/27 새벽 한국 입국. 코트야드 매리어트 보타닉 파크에서의 2주 생활 시작.
11/27 저녁 초진. 연골판 손상 이외에 전방십자인대 쪽에 뭔가 있는 것 같다, 그런데 MRI 만으로는 알기 어렵고 열어봐야 알 수 있겠다는 소견.
11/28 아침. 보타닉 파크 산책. 여기 정말 좋더군요.
11/28 저녁 입원. 피, 심전도, 마취약 반응, 엑스레이 등 잘 기억도 안 날 정도의 수많은 검사들. 오른 다리 전체 제모. 휴게실 슬램덩크 완독. 병원밥 맛있음.
11/29 저녁 수술. 척추주사로 반신마취 후 수면유도. 대여섯시간의 하반신마취효과 때문에 29일 0시부터 물포함 금식. 화장실도 수술전 계속 가도록 권유.
11/30일 새벽. 깨어보니 환자복 밑에 두껍게 붕대가 감겨있고 피 빼는 호스가 무릎 속으로 연결되어 있음. 마취는 자는 새 풀어졌고 붕대 때문에 행동에 제약은 있지만 더 아프진 않았음. 오전엔 피주머니 경과보며 휴식. 간헐적으로 얼음팩으로 냉찜질.
11/30 오후. 붕대 및 피주머니 제거. 물리치료 시작. 수동적으로 무릎 굽혀주는 기계와 냉찜질 기계. 물리치료사님과 운동시작.
12/1 오전. 선생님 접견. MRI 재촬영 후 비포앤애프터, 관절경 사진을 같이 보며 정확히 뭘 어떻게 수술하셨는지 설명해 주심. 연골판은 예상대로 부분절제했고 전방십자인대가 부분적으로 찢어졌다가 아물었다를 반복한 흔적이 있더라, 그 때 피가 나면서 주위에 섬유화가 되서 가득 채워져 있더라, 그걸 정리했다면서 깨끗해진 사진을 보여주심.
12/1 오후. 물리치료 후 퇴원.
12/2-12/13 월수금 물리치료받으며 호텔에서 요양. 하루 객기부리고 좀 돌아다녔다가 다리가 엄청나게 부어서 관광은 전부 포기하고 호텔-병원만 왕복. 호텔에서는 냉찜질, 지하에서 운동.
12/13 오전. 실밥 풀고 마지막 물리치료. 오후 비행편으로 포틀랜드 귀국.
소회;
1. 제 환자복에 병원이름은 나와 있을테고... 그 곳의 간호통합병동이 정말 좋았습니다. 보호자는 없습니다. 면회시간도 엄격하고 병동 안으로 보호자는 출입금지. 조무사님들이 24시간 화장실, 병원 내 이동 모두 도와주십니다. 덕분에 제 아내는 마음껏 은행과 다른 병원 일들을 처리했습니다. 좀 서럽긴 했겠지만 혼자 오는 것도 가능하겠습니다.
2. 입원병동 간호사님들, 진료실 간호사님들, 선생님 등 모두 굉장히 친절하십니다. 한국 병원답지 않게 서비스마인드가 미국같다는 느낌을 받았어요.
특히 수술 후 퇴원전에 뵈었을 땐 30분 정도 설명을 듣고 얘기를 한 것 같습니다. 덕분에 예약시간보다 항상 30분-1시간을 더 기다리게 되는데 불만이 생기지 않습니다. 제 앞에 뭐 이따구로 예약을 받냐 그러면서 툴툴거리면서 들어가신 분이 나오실 땐 조용하셨습니다.
3. 제가 한 수술은 무릎 쪽에서 가장 간단한 수술에 속합니다. 그래도 수술 시에 몸이 축나고 두세달은 고생해야 한다고 합니다. 40대인 저도 그럴진데 4인실에 다른 세 분은 모두 70대 형님들이셨는데 모두 인공관절 수술로 오셔서 고생을 많이 하셨습니다. 통증때문에 잠도 잘 못 주무시고 수술도 크고 회복기간도 깁니다. 너무 안쓰럽더라고요.
모두 몸 조심하시고 아프지 마시길 바랍니다.
또 생각나는 거 있으면 내용 추가하겠습니다.
(추가) 수술 후 6주차 상태. 다리를 끝까지 굽히고 펴는 양극단의 가동범위와 스트렝스가 살짝 부족. 풀스퀏, 로잉, 레그컬 등을 운동루틴에 추가. 아직도 매 10분 경마다 다리 스트레칭.
재활 프로그램도 첨부하였습니다.
제가 가격 얘기를 빠뜨렸더라고요.
퇴원할 때 570만원- MRI 1회, 물리치료 1회 포함. 물리치료 5회 * 약 11만/회.
저한테는 생소한 수술이라 잘 모르지만, 무지 아프고 고생 많이 하셨을 것 같네요. 흔히 관절염엔 높은 습도와 낮은 기압이 안 좋다던데 (이게 관절염과 관계 있을지는 모르겠지만...), 지금이 딱 포틀랜드는 그런 날씨라 더 힘드실 수도 있겠네요. 빠른 회복 기원합니다.
이게 스포츠하는 사람들 사이에선 굉장히 흔한 수술이더라고요. 제가 다치고 나서 저희 짐 사람들한테 얘기하니까 많이들 이미 다쳐서 수술하셨더라고요. 세번 수술한 사람도 있고.
농구 축구 테니스 등 갑작스런 방향전환이 많은 운동하실 땐 모두들 조심하시기 바랍니다.
저도 수술한지 5주차 되었습니다. 지금은 통증없이 일상생활 및 운동도 잘 하실 수 있는지 궁금하네요 ㅎ
수술 후 3달 정도 되어가는 지금, 이제 가동범위는 100% 나오고 무게도 high rep으로 70% 정도 치고 있어요. 오래 안 움직이면 뻑뻑해지는 건 아직 남아있는데 훨씬 낫긴 합니다. 이건 뻑뻑한 위치를 봐서는 연골이 아니라 ACL을 건드려서 그런 것 같아요.
연초만 해도 이거 이대로 안 나아지고 쭉 가는 거 아닌가 하는 걱정도 많이 되어서, PT를 다시 받고 운동프로그램도 새로 받았는데 그 후 마음도 좀 가벼워지고 증상도 호전되더라요. 결국 시간과의 싸움이었습니다.
새로 받은 재활프로그램이 궁금하시면 쪽지주세요. 왠지 모르겠지만 원글에 첨부하려니 에러가 나네요.
댓글을 써주신지 몰랐네요. 이제야 댓글 봤습니다. 자세한 설명 감사합니다.
저도 이제 6개월차 되었는데 아직 정상적이진 않네요.
아주 천천히지만 조금씩 회복이 되는 것 같긴한데 언제 정상적으로 뛸 수 있을지 모르겠습니다.
고생 많으셨어요. 저희 남편도 무릎이 넘 안좋아 절골술까지 했답니다. 잘 회복하시고 무리하지 마시고 무릎 보전하세요^^
감사합니다. 오래오래 잘 써야죠. ㅎㅎ
아무쪼록 회복 잘되기를 바랍니다.
적어주신 가격은 한국 건강보험 적용이 안된 것이라고 보면 되는건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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