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사진들은 모두 제가 직접 찍었습니다. 무단으로 퍼가지 마세요!
2024 카리브 섬 여행 시리즈
1. 신트 마르텐 프린세스 줄리아나 공항 (St. Maarten)
2. 세계에서 가장 짧은 활주로, 네덜란드령 Saba 섬
사바 섬 당일치기 여행을 마친 다음 날, 또 다시 당일치기 섬 여행에 나섰습니다.
오늘의 목적지는 프랑스령 St. Barthelemy 섬 (줄여서 St. Barts라고 부릅니다). 카리브해 세인트 마틴 인근에 위치한 유명 고급 휴양지입니다. 프랑스에서는 비싼 휴양지로 알려져 있는 듯 합니다. 그리고 이 섬의 공항은 세계에서 가장 위험한 공항 3위에 랭크된 적이 있습니다.
역시나 WINAIR 프로모션으로, 당일 왕복 항공권 99달러에 현금 발권했습니다. 이 섬이 워낙 비싸서인지 세인트 마틴에서 통근하는 사람들이 많이 있다고 합니다. Commuter 편이 하루에 꽤 자주 다니고, 오후 네다섯시가 되면 5분에 한대 꼴로 세인트 마틴으로 비행기가 뜹니다.
가능하면 이 섬에서 1박 하려고 짱구를 굴려봤는데, 비싸도 너무 비쌉니다. 리조트는 1박에 천불이 기본. 왕복 항공권도 당일치기 프로모션이 아니면 두당 왕복 200불이 넘어갑니다.
전날 밤 늦게 Saba 여행을 마치고 왔던터라 이날은 조금 여유롭게 오전 10시 비행기를 탔습니다.
이날은 다이빙을 하지 않고 섬 관광만 할 예정. 매일 비행기를 타야하는 일정에 전날 Saba에서 다이빙을 했고 다음날 St. Eustatius에서 다이빙 예정이라 이날은 쉬어갑니다. 잠수병 예방을 위한 나름의 안전장치인 셈이죠.
출발할 때 예보에 없던 비가 잠시 내립니다. 섬나라 날씨는 워낙 변화무쌍해서 그러려니 합니다.
오늘의 승객은 우리 가족 넷을 포함해 총 여섯.
이래서 운영 되겠나 싶지만, 내 알바 아닙니다.
다행히 거의 정시에 이륙한 비행기. 세인트마틴 프랑스쪽 수도 마리고(Marigot)가 보입니다. 우측하단 물가에 있는 파란색 지붕 콘도에서 5박을 했습니다. 조용하고, 저렴하고, 바로 앞에 그로서리와 한국 식당(!)이 있어 좋았습니다. Rice Upon A Time이라는 푸드 스탠드 비슷한 곳인데, 한국인 아내와 결혼하신 현지 남편분이 주방장입니다.
세인트 마틴의 크루즈 선착장. 불과 3개월 전에 크루즈타고 여기로 들어왔었는데...
생바츠 앞바다에 하와이 몰로키니 섬을 쏙 빼닮은 섬이 하나 있습니다.
세인트 마틴에서 20분쯤 날아가면 도착하는 생바츠. 차로 돌면 한시간이면 둘러보는 작은 섬입니다.
섬의 큰 볼거리 중 하나인 공항이 눈앞에 나타납니다.
자세히 보시면 알겠지만 활주로 한쪽 끝은 바다고, 또 반대편 끝은 언덕입니다. 언덕 위 도로를 넘어서 그대로 착륙하게 됩니다.
문제는 저 언덕을 넘어 바로 활주로가 있기 때문에 착륙 직전까지 기수를 처박고 그대로 내려갑니다. 2차 세계대전 당시 급강하폭격기 조종수의 기분을 느껴보실 수 있는 좋은 기회입니다.
전날 다녀온 사바 공항은 아무것도 아니었습니다. 기장님이 긴장해서 초집중하시는게 보이더라구요. 하필 조종석 바로 뒷자리라...ㅋㅋ
착륙하는 내내 "이게 맞나?" 라는 생각이 들더군요.
무사히 착륙하니 박수가 절로 나왔습니다. 내릴 때 살려주신 기장님께 따봉을 날려드렸습니다.
프랑스령 섬이니 당연히 입국심사가 따로 있습니다.
도장만 얼른 찍고 밖으로 나갑니다.
택시를 대절해서 섬 한바퀴를 돌아볼 생각으로 택시스탠드로 향했습니다. 가는 날이 장날이라고, 하필 800명 규모의 크루즈선이 들어온 날이더군요.
택시 아저씨가 배째라를 시전하십니다. 시간당 150유로!
렌트카 부스로 향했지만, 거의 모든 차들이 sold out입니다.
다행히 현지업체 딱 한 곳에 차가 남아 있었습니다. 가장 작은 Ignis를 4시간 정도 빌리는 것으로 하고 50유로에 딜을 했습니다.
작지만 아이들이랑 타고 섬 한바퀴 타기에는 딱입니다.
파워가 좀 딸려서 경사 심한 오르막 (섬 전체가 언덕입니다)에는 저단 기어를 놓고 가야합니다.
거의 점심때가 되었으니 얼른 점심부터 먹기로 했습니다.
햄버거집 근처에 마침 프랑스의 국민가수이자 프랑스의 엘비스 프레슬리 격인 Johnny Holiday의 묘지가 있어 잠깐 들렸습니다.
그리고 구글맵에도 나오지 않는 현지 버거집.
뷰는 역시 묘지뷰입니다.
죽음과 삶을 생각하며 식사하기 딱 좋은 곳이죠
햄버거+감튀 셋트가 18유로. 물을 달라고 하니 에비앙 한통을 주는데 6유로를 받습니다.
그나마 여기가 가장 저렴한 음식점입니다. 현지인들이 테이크아웃을 엄청 하더군요
묘지가 화려하고 밝습니다.
조조버거와 묘지 바로 앞에 Lorient 해변이 있습니다.
해변앞에 있는 이 컬러풀한 건물이 나름 시그니쳐인 해변입니다.
이국적인 풍경
차를 몰고 섬을 크게 한바퀴 드라이브 합니다.
섬 곳곳에 해변이 있습니다. 누드 비치도 있다고 하는군요
언덕을 넘어서기 전 간이 전망대. 경사가 심한 언덕이라 차가 힘들어합니다.
앞서 가던 차가 도로 중앙에 갑자기 멈춰 서길래 뭐지 싶었는데, 앞사람이 내리더니 길에 있던 거북이를 주워서 옆에 내려놓고 다시 가더군요.
야생 거북이 꽤 보입니다.
이 섬의 수도인 Gustavia가 보이는 언덕도 들렸습니다.
과거 요새이자 등대였던 곳
뭔 냄비를 뒤집어 놨나 했더니 등대였습니다.
Yellow Submarine~ Yellow submarine
그리고 섬의 가장 큰(?) 볼거리인 공항으로 다시 복귀.
언덕위에서 착륙하는 비행기를 보면 이렇게 보입니다.
진짜 저러고 내려갑니다. 착륙 직전까지
사람살려
이런거 안타보셨죠? 말을 마세요....
비행기 타다가 이렇게 쫄려본적 정말 오랜만입니다.
여기에도 세인트마틴 마호비치 처럼 활주로 끝에 해변이 있습니다.
활주로 부분은 막아 놓았는데, 사람들은 그냥 지나다닙니다.
다만 경비행기만 오는 공항이라 큰 비행기가 있는 마호 비치에 비해서 별로 유명하진 않습니다.
공항 바로 옆 St. Jean 해변의 풍경
세인트 마틴으로 가는 비행기.
공항으로 가 렌트카를 반납하고 체크인 카운터로 가니 직원이 일찍 출발하는 비행기로 바꿔줍니다.
동네 완행버스도 아니고... 보안검색대도 물론 없습니다. 하지만 출국심사는 있습니다. 가장 후리한 국제공항이 아닐까 싶습니다.
공항에 비치된 부동산 정보지. 이 섬으로 베케이션 홈 투자나 이민 생각있으신 분들은 다시 한 번 생각하시길 바랍니다.
세인트 마틴으로 돌아갈 비행기.
짧은 여정이었지만 재밌었다
섬 전체가 예뻤던 생바츠.
다시 세인트 마틴으로 돌아왔습니다.
어김없이 해변에서 비행기를 기다리는 사람들
비행기를 바꿔줘서 일찍 들어온 건 좋았는데, 프랑스에서 온 에어프랑스 비행기랑 겹쳤습니다. 덕분에 입국심사 대기를 20분넘게...
그리고 이국 만리에서 만난 티파니힐 휘트니스....
St. Barts 여행기 마칩니다.
다음 편은 St. Eustatius 섬입니다.
UWphoto 님 몰디브 사진퀄을 보고 많은 사람들과는 차원이 다른 여행을 하시는것 같아서 팬이되었는데 이번여행기에서도 또한번 맘을 설레게 하시네요^^
제게도 팬이!^^ 감사합니다. 아이들이 태어나고 몇년간 여행이 루즈했는데 이제 네다섯살이 되고 모험을 할 수 있게되니 다시 예전처럼 여행이 재밌어지네요
사진과 글 잘 봤습니다. 사바섬도 그렇고 전혀몰랐던 섬들인데 이제 저의 버킷리스트가 되려고 합니다 ㅎㅎ 좋은곳들 알려주셔서 감사해요 :)
마모에선 첫 후기인듯 해서 기쁘네요 ^^ 정말 예쁜 곳입니다.
Wow. 글도 사진도 정말 잘 봤습니다. 글을 맛깔나게 쓰셔서 ㅎㅎ
전혀 모르는 곳인데. 이런 곳이 있군요. 저 비행기는 술 한잔 마시고 타야 겠는데요. 사고 안나는 게 대단하네요.
감사합니다^^ 이거 매일 타고 다니면 놀이동산 갈 필요가 없을 거 같아요
비행기영상이 보기만해도 쫄깃하네요. 마치 롤러코스트처럼 이착륙하네요;;;; 너무 아름다운 섬과 여행기 잘 봤습니다.
딱 놀이동산 후룸라이드? 바이킹 그런거 타는 느낌이었습니다
후기 잘 봤습니다. 마지막 사진 보고 빵 터졌어요 ㅎㅎ 첨엔 연애인 이름인줄,,,
색다른 각도의 여행기 올려주셔서 잘 보고 있습니다. 항덕들이 가보고 싶어하는 여러 공항들을 도장깨기 하듯이 가시는게 부럽습니다. 생바츠 공항 파이널 어프로치는 보는 사람은 비행기 머리위로 나는 걸 볼 수 있어서 재밌을 것 같은데 실제 기내에 있다면 스릴이 대단할 것 같네요.
St. Maarten, Saba, St. Barts 세곳이 다 몰려있어서 한번에 도장깨기에는 좋은듯 합니다. 비행은 정말 짜릿했네요
눈이 호강합니다. @.@
감사합니다.
감사합니다^^
너무 재밌게 읽고 있어요! 진짜 신기하네요 세상은 정말 넓고 다양한 곳이 많네요 멋진 항공샷이 많아서 더 특색있는 후기인것 같아요 사진 퀄러티가 예술이십니다 경비행기 착륙하는 짤은 진짜 땀이 나네요;;; 인간적으로 도로 위 차/오토바이랑 느무 닿아있는거 아닌가요 ㄷㄷㄷ 기장님께 엄지척 할만 합니다!
과찬이세요 ㅎㅎ 여기 다니시는 기장님들 존경합니다
크어어어... 저런거 타면 기도하는 마음으로 탈 것 같네요 ㄷㄷㄷ
저 진짜 사고나는 줄 알았습니다 ㅋㅋ
사진으로만 봤을때는 그렇게 쫄리는 각도인가? 했는데 움짤보고 움찔했습니다 ㄷㄷ
ㅋㅋㅋㅋ 움짤이 좀 과하게 리얼하죠?
사진을 너무 잘 찍으셨기도 했지만 저런 비행을 해볼 기회가 흔치 않을 것 같은데 좋은 경험 하신것 같아 부럽습니다.
익스트림 스포츠 좋아하시는 분들은 이동겸 저공비행+급강하를 일타쌍피하는 기회겠네요. 언젠가 저도 기회되면 꼭 따라하고 싶은 루트네요. 너무 멋집니다.
이제 당분간 경비행기는 그만 타도 될것 같습니다 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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