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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일모아 게시판   [잡담]
한국에 온다는 것

복숭아 | 2024.06.16 05:40:49 | 본문 건너뛰기 | 댓글 건너뛰기 쓰기

사실 댓글을 닫으려다 깜빡하고 글을 올렸네요..

감사하다는 말밖에 할말이 없어 이렇게 남깁니다.

 

사실 엄빠가 저 말고 (ㅎㅎ) 아기가 힘드니까 작년부터 오지 말랬거든요.

그리고 시차적응 때문에 고생하는 아기들을 보자니 - 특히 생후 7주 된 둘째 - 저는 정말 민폐만 끼치고 애들은 고생만 하고 참 제가 한심하더라고요.

제 욕심으로 오는건데 결국은 부모님 일만 더 시키고 애들은 고생만 시키고..

 

그렇지만 많은 분들 말씀대로

엄빠가 아기들과 시간을 보낼때 제일 크게 웃고 행복해하시는것도 사실입니다.

제가 태어나 제일 크게 한 효도가 저희 아이들이라 생각할 정도로요.

 

다음엔 면허도 가져오고 저도 좀더 능동적으로 집안일도 하고 해야겠습니다.

내일 장례식이랑 발인 간다고 우겨서 가기로 했습니다.

할아버지 잘 보내드리고 오겠습니다.

감사합니다.

 

 

 

 

 

원래 7월 초에 한국에 가기로 되어있었는데

갑자기 할아버지가 위독해지셔서 당일 밤 12시 대한항공 비행기를 끊어 엊그제 한국에 왔습니다.

마모 귀인님과 마모가 아니었다면 한사람당 3천불씩 9천불 내고 왔을텐데,

심지어 밤비행기를 마일리지로 3장, 탑승 12시간 전 발권해서 아기 둘 데리고 무사히 왔습니다.

마모 귀인님과 마모에 다시한번 감사합니다.

 

그리고 시차로 아이들과 고생하다

오늘 아침 할아버지 뵈러 가는 길에 90세로 소천하셨습니다.

조금 늦었지만 편해보이시는 할아버지께 인사 드릴수 있어 다행이었어요. 

저희 엄마가 제 외조부모님을 모시기 위해 지은 그 요양원에서,

할머니 옆에서, 편히 돌아가셨다고 해요.

두분 다 10년 넘게 거동도 식사도 못하시고 아프시고 그렇게 견뎌오셨는데, 

이제 아프지 않고 편히 쉬실거라 믿어요.

 

한국은 옛적부터 더이상 제 집이 아니라고 오면 불편하다고 생각했지만

제 첫째를 낳으며 부모님께 더 효도하고 보여드려야겠다는 생각에 3년 연속 한국에 왔는데

그게 사실은 저의 불효였음을 이제야 깨닫네요.

 

제가 한국에 온다하면 아빠와 할머니는 집을 정리하시고 아기들 용품들을 준비하시느라 이리저리 뛰어다니시고

설거지거리 빨래거리 늘어나고 제 밥 아기밥 챙겨줘야하고

제가 한국 운전면허가 없어 엄마아빠가 운전해주시고

이젠 아이가 둘이니 틈나면 엄빠가 하나 봐주고

이게 다 민폐라는걸 저는 이제야 알았어요.

엄마가 장례식 준비로 바빠서 저를 못챙겨주니

저는 정말 아무것도 못하는 

그냥 와서 민폐만 끼치는 불효녀네요.

 

첫째 어린이집도 아빠가 다 전화돌려주고

등하원도 제가 걸어서 시키겠다니 힘들어서 안된다고

엄빠가 해주겠다 그러시고

할아버지 장례식 및 발인도 애 둘 데리고 어딜 오냐고 오지마라고 하는게

설거지 하지말고 얼른 자라고 하는게

부모님의 배려이자 사랑인걸 알면서도

그저 민폐덩어리같아 너무 불편하고 죄송하고 제가 한심하고 그러네요.

 

정말 몇년간 애들 좀 클때까진 안와야겠다는 생각이 들어요.

이제 정말 제 집은 미국이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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