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ileMoa
Search
×

저는 자폐를 가진 아들과 함께 살고 있습니다. 애초에 미국에 살기로 한 것도 것이 장애를 가진 아이 때문이었으니 아이를 위해 각종 세미나도 다니고 혼자 이것 저것 찾아보면서 공부도 했지만 남의 나라 제도와 규정을 소화하는게 쉽지는 않더군요. 그러는 와중에 알게 된 것을 마모 게시글로 아래처럼 나누기도 했었지만, 큰 그림을 보기보다는 특정 주제나 제도에 대한 정보에 한정될 수 밖에 없었습니다. 

 

미국 거주 장애 아동 부모님을 위한 "Special Needs R US" 사이트를 소개합니다
장애인을 위한 529A plan/ABLE 소개 (feat. 자폐스펙트럼)

장애를 가진 자녀를 위한 준비 - 어떤 방식이 더 적합할까요? 

 

1년 쯤 전, 주변에서 열린 설명회에 갔었습니다. Special needs 전문 변호사, finance consultant 등 전문가들이 모여 각종 제도에 대해 설명도 하고 질의 응답도 하는 세미나였는데, 분명 도움이 되는 정보들도 많았지만 제 머릿속에 남은건 '시간당 400불'의 비용이더군요. "I am an expensive friend"라며 농담을 던지는데, 별 생각 없이 도움을 청했다가는 자칫 2-3만불은 우습게 깨지겠더라구요. '내가 로스쿨을 가진 못하겠지만 최소한 공부 좀 하고 가면 이런 비용이 좀 줄지 않을까?' 하는 문제의식에서 시작한게 바로 Chartered Special Needs Consultant 자격증 준비였습니다.

 

Special Needs Consultant란 장애를 가진 부모들이 자신의 자산과 인생 단계에 따라 자신의 노후 및 사후를 어떻게 준비할 것인가를 조언해주는 전문가입니다. '대학만 보내면 알아서 먹고 살겠지'라고 마음을 놓을 수 있는 많은 분들과 달리, 장애 자녀를 가진 부모는 자신이 죽은 이후에도 자녀들이 어떻게 행복한 삶을 살 수 있을지 (보장은 할수 없더라도) 고민하고 그를 위한 환경을 만들어 주어야 한다는 의무감을 가진 경우가 많습니다. 특히 이 나라는 의료보험이 없으면 삶의 질이 급격하게 떨어질 수밖에 없기 때문에 설령 내가 물려줄 자산이 있더라도 이것이 자녀의 SSI (Supplemental Security Income)나 Medicaid 수급에 영향을 주지 않는 것이 중요합니다. 즉, '부모가 가진 자산을 어떻게 효과적으로 아이에게 물려줄 것이고, 부모가 죽은 이후에 아이의 환경 변화가 크지 않게 하려면 어떤 식으로 다양한 도구들 (유언장, 트러스트, 가디언, Special Needs Trust, ABLE 등등등)을 활용 해야 하는지'에 대한 다양한 방법과 케이스들을 배우게 됩니다.

 

사실 강의를 듣기 전엔 대부분의 다른 학생들이 '이쪽 field에 대한 전문성을 원하는 재무 전문가'일 줄 알았습니다. 하지만 강사가 하는 말이 '보통 강의들의 학생들은 다 젊은데, 이 강의는 장애를 가진 사람들의 부모들이 많이 들어서 평균 연령이 높다'라는 얘기를 수업중에 하더군요. 씁쓸하기도 하면서 뭔가 내가 혼자는 아니라는 안도감까지 복잡한 마음이었습니다.

 

과정은 생각보다는 꽤나 험난했습니다. 이직 준비에 애 라이딩 부담도 많았던 이번 상반기라 공부는 뒤로 미뤄지기 일쑤였고, 시험에 떨어졌을때는 다 포기하고 싶을때도 있었지만, 지금 배워놓는걸 평생 써먹을 수 있다는 마음이 있어서 반년간 공부의 끈을 놓지 않을 수 있었습니다. 학비에 재시험비에 한 3천불 조금 안되게 나름 큰 돈을 썼지만 후회는 조금도 없습니다. 큰 틀에서 뭘 해줘야 하는지 알았고 실제 전문가에게 어떤 질문을 던지고 어떤 부분을 살아가면서 주의해야 되는지 배웠으니까요. 혹시 저처럼 장애를 가진 아이의 미래를 어떻게 준비해야 할지 고민하는 분이 계시다면, 자격증을 따든 따지 않든 배우는 것만으로도 많은 것을 얻어가실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아, 최근 버지니아 한인 장애인 부모 모임 (KADPA)에서 강연 요청이 있어서 Special Needs Trust와 ABLE account를 중심으로 한 자료를 만들었는데 혹시 도움이 되실 분들이 있을까 싶어 첨부드립니다. (배포는 자유롭게 하셔도 좋은데 상업적 이용만 삼가해주세요^^; 당연한 얘기지만 전 변호사도 아니고 조언에 따른 법적인 책임도 지지 않습니다.)

 

3.png

2.png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 모두 행복한 Fourth of July 되시길!

1.jpeg

 

8 댓글

돈쓰는선비

2024-07-03 22:42:20

저도 몇가지 찾아볼 일이 있었는데, 장애를 가진 아이들에 관련한 정보는 정말 찾기가 어렵더군요. 이렇게까지 정리하게된 길이 쉽지 않게 느껴집니다. 대단하시고 수고하셨어요. 올려주신 정보 귀하게 읽겠습니다. 

Jester

2024-07-05 18:15:36

격려 감사합니다. 저도 답답해서 제가 우물을 판 경우라 무슨 말씀인지 너무나 잘 압니다..

거기가보자

2024-07-04 06:19:26

올려주신 자료 감사합니다. Jester님 내외분과 자녀의 앞길에 항상 밝은 일만 있기를 빕니다. 지난번 올리셨던 글에 답해주신 도코님께도 이번 포스팅을 하시는 Jester님께도 깊이 감사드립니다. 정말 유용하게 쓰일 정보입니다.  

Jester

2024-07-05 18:16:00

감사드립니다. 거가가보자 님이든 주변 지인분이든 자료가 조금이라도 도움이 되면 기쁘겠습니다!

재마이

2024-07-04 06:41:16

정말 대단하십니다.. 마일모아의 홍익인간 정신 (널리 회원들을 이롭게 한다) 에 부합되는 나눔을 해주신것 감사드립니다. 

Jester

2024-07-05 18:16:45

사실 대부분의 분들께는 관심거리도 아니고 도움이 안되어서 늘 조심스럽습니다만, 그래도 몇 분이라도 도움을 받으시면 좋겠다는 마음에 글을 쓰곤 합니다. 격려에 감사드립니다!

유알부자

2024-07-05 19:46:16

와 진짜 너무너무 대단하세요. 존경합니다. Jester님과 Jester님 가족분들께 항상 좋은일만 생기시길 빌어요!

Jester

2024-07-09 14:51:00

별말씀을 다하십니다. 응원 감사드려요!

목록

Page 1 / 4
Status 번호 제목 글쓴이 날짜 조회 수
  공지

마적단의 기초 | 검색하기 + 질문 글 작성하기

| 정보 33
  • file
ReitnorF 2023-07-16 57732
  공지

게시판의 암묵적인 규칙들 (신규 회원 필독 요망)

| 필독 110
bn 2022-10-30 81291
  공지

리퍼럴 글은 사전동의 필요함 / 50불+ 리퍼럴 링크는 회원정보란으로

| 운영자공지 19
마일모아 2021-02-14 99743
  공지

게시판 필독 및 각종 카드/호텔/항공/은퇴/기타 정보 모음 (Updated on 2024-01-01)

| 정보 180
ReitnorF 2020-06-25 219122
  79

코로나 화이자 2가 백신 4차 후기

| 후기-백신 6
냥냥펀치 2023-01-26 861
  78

화이자(pfizer) 3차/부스터샷 후기

| 후기-백신 22
millocz0829 2021-12-27 4220
  77

2차 부스터샷 간단 후기

| 후기-백신 15
올드패션도넛 2022-11-07 2285
  76

(업데이트)월그린 Rapid NAAT 검사가 24시간 이내가 아니라며 로칼 공항 AA에서 탑승 거부 당했어요

| 후기-백신 63
winter 2022-07-04 9613
  75

후기_최악 with 월그린 Rapid NAAT] UA delay가되어서 SFO에서 10시30분 환승을 못할것 같습니다. => 못해서 내일 다시 오랍니다.

| 후기-백신 24
LK 2022-05-07 3817
  74

화이자 (pfizer) 백신 3차 업데이트 (1차 : 팔 통증 + 심한 두통 + 피로감, 2차 : 팔 통증 + 두통, 3차 : 통증 없음 )

| 후기-백신 40
드림정 2021-04-03 12223
  73

모더나 부스터 후기 (feat. 플루샷)

| 후기-백신 28
Eminem 2021-10-27 7476
  72

존슨앤존슨 백신 후기

| 후기-백신 38
착하게살자 2021-03-06 9901
  71

코로나 부스터 샷 교차 접종 후기 (화이자 -> 모더나)

| 후기-백신 2
ylaf 2021-11-27 1675
  70

항체검사 후 모더나 3차 접종 후기 + 재검사 필요?

| 후기-백신 4
void 2021-11-08 1371
  69

모더나, 화이자 교차접종 후기 (캐나다)

| 후기-백신 16
Summerweiss 2021-06-19 3521
  68

존슨 앤 존슨 백신 접종후 항체검사 결과

| 후기-백신 16
외로운물개 2021-07-18 3845
  67

Covid 백신 접종받고 항체 검사 중입니다 (6/20 업뎃)

| 후기-백신 26
  • file
MudHouse 2021-03-07 6307
  66

존슨앤존슨 백신 후기 - 고혈압 with 시즌 알러지 증상

| 후기-백신 24
H회장 2021-04-05 5116
  65

[종료] 2회 백신 접종 하신분 대상 증상비교 설문

| 후기-백신 91
케어 2021-04-12 7775
  64

[후기] 임산부에게 Pfizer vaccine이 안전한가요

| 후기-백신 16
아이엠뤠듸 2021-05-03 2932
  63

화이자 백신 1차 후기 (2차 접종 간격/facility 고민=> 2차 완료)

| 후기-백신 32
쭈욱 2021-03-31 4609
  62

모더나 2차 후기: 열 많이 날 때 대처법

| 후기-백신 20
전자왕 2021-05-14 2819
  61

화이자 백신 1차/2차 후기

| 후기-백신 18
페블 2021-05-14 1970
  60

화이자 1차/2차 후기

| 후기-백신 5
마음가꿈이 2021-04-04 1700

Board Links

Page Navigation