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문글

MileMoa

검색
×

마일모아 게시판   [정보-기타]
(Update: 화장터 이름 추가) 반려동물이 무지개 다리를 건넌 후 굳이 동물병원 통해서 화장 안 하셔도 됩니다. (사진유 주의)

Passion | 2024.07.14 17:21:04 | 본문 건너뛰기 | 댓글 건너뛰기 쓰기

안녕하세요.

 

제가 롱코비드 증상이 왔다 갔다 해서 오늘에서야 쪽지들과 댓글들을 봤습니다.

일단 중요한 화장터 이름을 추가합니다.

NJ Secaucus에 있는 Pet Rest in Peace Memorial Center & Crematory 입니다. 검색해서 리뷰들 읽어 보시면 저희가 왜 그렇게  감동을 받았는지 이해하실 거에요.

 

정성 어린 댓글들 하나 하나 다 읽었습니다. 전부 다 감사드립니다.

 

제가 일일히 답변은 못 드릴 것 같아요. 죄송합니다.

 

주말 잘 마무리 하시고 좋은 한 주 되길 빌어요.

 

---------------

안녕하세요.

 

보통 반려동물이 무지개 다리를 건넌 후 정신적인 쇼크 때문에 그냥 동물병원을 통해서 화장등의 절차를 처리하실 텐데

굳이 그러실 필요 없습니다. 지역마다 사정이 다르겠지만 뉴저지 같은 경우 동물 병원을 통하지 않고 직접 화장터에 연락을 하면 더 저렴한 가격에 더 Personalized 된 서비스를

더 빨리 받을 수 있습니다. 그러니 시간이 되실때 주변에 어떤 옵션이 있는지 미리 알아보고 준비하시는 것이 경황이 없을 때 결정을 내리는 것보다 나을 것 같습니다.

 

제가 예전에 발작과 뇌암진단을 받은 제 강아지 관련 글을 썼는데 안타깝게도 그 아이가 3월 초에 갑자기 생긴 폐혈전 때문에 이틀간 응급실에서 투병을 하다가

결국 무지개 다리를 건넜습니다. 이후 화장을 하는 과정에서 배운 경험을 여기에 공유하고자 합니다.

 

1225092309-1.jpg

저희 강아지 라떼입니다.

 

다른 사람에겐 10파운드도 안 나가는 미물처럼 보이겠지만 제 가족에겐 보물이고 가족이고 사랑이었습니다.

어머니는 그 아이의 뇌암 치료를 도와주시기 위해서 한국에서 3개월간 와 계시기도 하시고 제 동생도 다리도 안 좋은 그 아이의 갖은 수발을 들기 위해 한국에서 들어왔죠.

15년간 잠시 떨어져 있으면 서로 연락을 해도 라떼의 안부부터 묻는 것이 일상이었죠. 그래서 희귀한 뇌암진단을 받고 Neurologist와 Oncologists들이 많은 우려를 했던 Radiation Therapy를 받기로 한 큰 결정을 내린 후 작년 11월에 한달간의 Radiation Therapy를 성공적으로 마쳤을 때 전 가족이 축배를 들었었죠. 원래 저번에 약속 드렸던 Radiation Therapy관련한 제 경험담을 올리려고 했는데 제가 몇 년간 고생하고 있는 Long Covid증상이 많이 악화 되고 정신적으로도 아직 안정이 안되어서 아직 글을 못 올렸습니다. 관련 글은 추후에 정리해서 올리겠습니다.

 

Radiation Therapy이후 모든 증상이 서서히 호전되고 있었습니다. 시계태엽이 거꾸로 돌아가듯이 천천히 발작이 일어나기 전의 정신상태, 인지 상태, 걷는 상태로 조금씩 돌아가고 있었습니다. 예전에 보이던 모습들이 하나하나씩 다시 보일때마다 저희 가족들은 기쁨의 탄성을 질렀죠. 심지어 Neurologist와 Oncologist 두 분 다 라떼를 진찰하신 후 저희에게 조심스레 좋아지는것 같다고 희망을 주셨습니다.

 

하지만 안타깝게도 3월 7일에 낮잠을 자다가 갑자기 숨을 헥헥 거려서 응급실에 데리고 갔더니 폐혈전이어서 Oxygen Room에 입원했습니다.

20240309_174110.jpg

 

2틀동안 있었지만 증상이 호전되지 않고 음식도 안 먹기 시작해서 수의사분들이 계속 "guarded"한 예후를 얘기해서 가족끼리 상의한 후에 집으로 데리고 왔습니다. 원래 Anxiety가 많은 강아지고 병원을 극도로 싫어하는 애라서 어쩌면 마지막일수도 있는 순간을 병원에서 혼자 모르는 사람들 속에서 있게 하기 싫었습니다. 특히나 침울하게 그냥 누워있는데 저희를 보고 그 힘든 몸을 일으켜서 Oxygen Room의 문을 긁는 모습을 보니 더욱더 심리적으로 편한 곳에서 있게 하고 싶었습니다. 게다가 알아보니 폐혈전의 일반적인 예후도 상당히 안 좋은 편이라고 들었고요. 혹시 몰라서 구한 Oxygen Concentrator과 Oxygen Tank로 Homemade Oxygen Room도 만들어서 편안한 집에서 저희 곁에서 케어하고 싶었습니다. 집에 돌아와서 조금 돌아다니고 대소변도 누고 음식과 물을 먹은 후 저희들 품속에 안겨 있다가 두 시간 후 결국 급격히 증세가 안 좋아지면서 퍼붓는 빗 속에서 병원에 도착하기 5분전에 피를 토하고 무지개 다리를 건넜습니다.

 

당연히 정신적인 쇼크 속에 저는 화장 등 사후처리를 동물병원에 일임하려고 했었는데 동생이 하루라도 집에 데리고 가서 있자고 하더군요. 주변 지인이 강아지가 죽은 후 그날밤 부부 사이에 강아지를 두고 자고 집에서 같이 하루 지냈다는 얘기를 듣고 한 추천이었는데 그것이 참 잘한 선택이었습니다.

 

일반적으로 동물병원을 통해서 화장을 하면 최소 며칠 길게는1,2주가 걸려서 유골을 받습니다. 동물병원에서 사체를 냉동보관 한 후 계약을 맺은 화장터에서 픽업합니다. 그 후 원하는 화장 방식으로 화장한 후 유골을 다시 동물병원으로 리턴하면 그 유골을 픽업하는 것이 절차입니다. 따로 Drop off, Pickup 시간을 내시기 어려운 분들에게는 좋은 방식이라고 생각합니다. 하지만 어찌보면 정신적인 쇼크를 받은 후 어버어버 하다가 강아지를 바로

 

 

동물병원에 맡기고 집에 돌아와서 1-2주 있다가 유골을 받는 것은 마음의 정리가 안 될 가능성이 높다고 생각합니다. 게다가 이제는 투명성이 높아져서 사체 유골들을 섞지 않겠지만 아무래도 실수확률은 높은것 같습니다. 최근에도 자기 강아지의 Paw Print가 아닌 다른 강아지의 Paw Print을 받은 경험담이 레딧에도 올라왔었습니다.

 

저희는 라떼를 데리고 와서 라떼와 많은 얘기를 놔누고 다리가 안 좋아서 이미 있던 유모차에 태워서 라떼의 동네 산책코스를 보여주고 전 집안을 한 방씩 다 보여줬습니다. 라떼를 안고 참 많이 울었습니다. 하지만 이 과정 속에서 다행히 어느 정도 Closure이 있었습니다.

 

그 와중에 다시 응급병원까지 가서 맡기는 것보다 나은 옵션이 있는지 알아보기 위해서 여러 곳에 연락을 해보았습니다. 제 Primary Vet을 통하든 Emergency Vet을 통하든 비슷한 절차고 비용도 비슷했습니다. 그래서 직접 반려동물 화장터등을 찾아서 전화를 해보니 비슷한 절차이나 옵션등이 많아지더군요. 돈을 추가로 내면 더 빨리 받을 수 있다던가 등등요. 그런데 통화상담원들이 너무 사무적이고 상업적이란 느낌이 들었습니다. 그러다가 리뷰가 아주 좋은 한 곳을 연락해보니 여긴 추가적인 비용 없이 바로 그 날 와서 화장해서 유골을 가지고 갈수 있고 조촐하게 Memorial Service도 해준다고 합니다. 게다가 총 비용은 동물병원을 통한 가격보다 쌉니다. 그래서 예약을 하고 바로 갔습니다.

도착하니 두 분의 친절한 직원이 라떼를 위해서 조그마하게 Memorial Service을 준비하고 충분히 애도를 한 후에 자신들을 부르라고 하더군요. 저희는 라떼가 좋아하는 음식, 쿠션, 저희 옷의 일부분을 가지고 갔습니다.

 

20240311_145344.jpg

 

그 후 Paw Print, Nose Print등을 저희 눈 앞에서 직접 하는 것을 보여주고 충분히 애도의 시간을 가진 후 저희가 부탁을 하니 화장장 까지 가서 Furnace에 강아지가 들어가는 모습까지 보게 해주더군요. 짧은 시간 후 유골함에 담겨져 온 라떼는 제 주먹보다도 작은 사이즈였습니다.

 

latte.jpg

pawprint.PNG

 

 

정말 10점 만점에 10점을 주고 싶은 동물 화장터였습니다. 직원들의 행동이 저희와 라떼를 대할 때 사무적이 아니라 정말 조심스레 대하는 것이 느껴졌고 그 모든 과정에 정성이 느껴졌습니다. 이렇게 반려동물을 화장시킬수 있는지 조차도 저흰 몰랐습니다. 그래서 그런지 몰라도 이 과정이 끝났을 때 저희 마음이 생각보다 평온했습니다.

 

당연히 모든 지역에 이런 화장터가 있을 것이란 보장이 없습니다. 하지만 다니시던 동물병원을 통해서만 화장을 하는 것이 유일한 옵션은 아니라는 것을 말씀드리고 싶었습니다. 주변에 더 좋은 옵션이 있을 가능성이 있으니 천천히 시간이 있으실 때 알아보실 수 있으시면 알아보시는 것을 추천드려요.

 

안녕 라떼... 우리 가족에게 무한한 사랑과 행복을 준 라떼야... 이제 건강한 두뇌와 관절을 가지고 천국에서 아프지 않고 행복하게 지내렴. 나중에 만나자꾸나....

 

PS 라떼가 진찰을 받았던 모든 동물병원들에게서 애도의 편지들이 날라왔습니다. 나중에 Radiation Therapy 경험담을 올릴 때 더 자세히 쓰겠지만 동물병원들의 연계가 상당히 감탄스러웠습니다.

첨부 [5]

댓글 [28]

목록 스크랩

마일모아 게시판 [8,067] 분류

쓰기
1 / 404
마일모아 사이트 맞춤 구글 검색