졸업 가운을 입은 학생들이 광장으로 모여든다.
모여서 한쪽에 정렬하더니 안내가 있자 줄서서 스탠드로 이동한다.
그렇게 윗줄 부터 채우며 움직이는 학생들, 설마 저기에 다 올라가나 싶었는데
정말 다 올라가 차곡히 줄을 맞춰 섰다.
대표인 듯한 학생이 지시를 하며 세부 정리를 한다.
뒷 모습을 보니 어째 불안해 보이기도 한다.
견고해 보이지 않지만 꽤 튼튼한다 보다. 2년 전에 왔을 때도 봤던 그 구조물이다.
한 쪽에선 다음 촬영을 준비하는 학생들 정렬하고 있다.
교수님들도 촬영 준비가 한창이다. 유니폼 처럼 보이는 셔츠에 학교 배지로 차별화를.
준비를 마친 교수님들이 입장하자 학생들이 힘차게 구호를 외치며 환영한다.
마이크로 숫자를 세며 촬영을 알리고 그렇게 몇번 찍고는 금세 끝났다.
먼저 교수님들이 자리를 일어나자
학생들이 무너져 내린다.
촬영 마친 학생들은 가지만 교수님들은 옆에 준비된 촬영장으로 옮겨 앉았다.
가운도 과마다 혹은 학부마다 다르기도 했고 단체티를 입고 찍기도 했다.
자동화학부 학생들, 4개의 세부 전공이 있는지 4명의 슈퍼히어로가 그려진 티를 입었다.
촬영장 뒷켠에서는 또 다르는 졸업의 추억들을 담고 있었다.
지금은 웃지만 기숙사에서 4년간 동고동락하고 헤어지는 순간 눈물 바다가 된다고 한다.
볕 잘드는 곳에 높은 사람 일수록 오래 자주 앉아야 하는 이 하루만큼은 고위직이 부럽지 않을 듯 하다.
하루 종일 식구 말고는 다른 사람 못볼 때도 있던 2, 3호, 무슨 생각하나?
*
다음 주면 중국 대부분 대학의 4학년들이 졸업을 합니다.
학생들은 전부 기숙사 생활을 하기에
'온리 차일드'인 중국 학생들에게 룸메이트는 형제 자매와 같다고 합니다.
게다가 이 학교는 8명이 한방을 쓰는데 1학년 부터 졸업할 때 까지
방도 룸메이트도 바뀌지 않는다고 합니다.
혼자 자란 이곳 학생들이기에
공동체 생활의 어려움이 눈에 보이는 듯 한데
그렇게 희노애락을 나누며 헤어질 때는
학교 곳곳에서 우는 소리가 들린다고 합니다.
중국의 땅이 워낙 크고 뿔뿔이 흩어지다 보니
다시는 볼 수 없다는 생각에 더욱 슬퍼한다고 하네요.
그리고 졸업식 사진 촬영을 보면서 생각난
중국 사진 작가의 작품 하나 올립니다.
작품엔 단 한사람만 등장하지만 느낌은 똑같았습니다.
사진 출력을 엄청 큰걸로 하지 않으면 자기 얼굴도 못찾겠어요! 재미난 사진 감사합니다.
들어 보니 찍은 걸 주는대로 받는게 아니라 몇개 중 하나를 고르게 한다는 군요. 그리고 그걸 긴 종이에 프린트해서 종이통에 돌돌말아 준답니다. 요즘도 있는지 모르지만 예전 졸업장 담은 원통형 통을 여기선 자주 봤는데, 그거 같습니다.
예전에 중국에 산 적이 있었는데 그 때 한 중국친구의 말이 떠오르네요.
'바다를 한 번도 본적이 없다'
듣는 순간 너무 놀랐지만 생각해 보니 당연한 얘기란 생각이 들더군요.
사실 미국에서 학교 다닐 때도 home state 를 한 번도 나가본 적이 없거나 비행기를 한 번도 타본 적이 없던 친구들도 적지 않았던 기억이.
정말 그런 사람도 많을 것 같긴해요. 미국에서 보면 중국 유학생이며 거주자들이 넘쳐 나는 것 같은데도, 들어 보면 여권 받는 것 자체가 엄청 까다롭다고 하네요. 듣기로는 흡사 여행자율화 이전 한국 80년대 같은 느낌도 들었고요. 정말 사람이 많긴 많은 것 같습니다.
어디서도 못 본 흥미로운 사진이네요. 올려주셔서 감사합니다. 잘봤습니다.
저도 감사드립니다. 사실 은근히 이장면을 기대하고 있었는데 막상 정보가 없어서 찍을 수는 있을까 했는데 정말 운이 좋았습니다.
진짜 NHKitty님 말씀처럼 보기 드문 사진입니다.
말씀하신 것 처럼 1학년부터 8명이 4학년때까지 같은 방을 쓴다고 하니, 이들이 커서도 친 가족이나 마찬가지라고 생각하는 건 당연한 일이겠네요.
저는 호주에도 있었고, 지금은 미국에 있지만, 중국인이 서로 모르는 사람들을 도와주는 것에는 이 문화가 꽤 큰 영향이 있었다고도 생각이 드네요.
호주에 있을 때 한국사람이 한국사람 등쳐(?) --- 막된 용어 죄송합니다. ---- 먹는 건 봤는데.... 물론 100% 는 아니겠지요.
여러 생각이 들게 하는 사진이네요.
저도 이민자들이 기금을 마련해 개업하는 사람에게 빌려주는 문화가 있다는 이야기는 들었습니다. 아마도 공산혁명 이전 부터 집단 생활이 오래전부터 습관화 된 영향도 있지 않을까 짐작은 해봅니다.
'한국 사람이 한국 사람 등쳐 먹는'다는 소리는 종종 들어 보긴했습니다만 제가 사는 곳이 워낙 작은 마을이라 직접 본 적은 없습니다. 적어도 심심찮게 말이 나오는 상황만으로도 좀 안타깝긴 하네요.
저도 제 주변에서 그런 상황을 한번 봤는데 상당히 안타깝고 씁쓸했었습니다. 물론 아닌 분들이 많으시니 희망을 가지고 살아가야지요.
졸업사진도 재밌고,,, 마지막 사진도 너무 흥미롭네요...
저 칠판에 다 쓰고 수업을 한번만 하면 너무 억울할 것 같은데...ㅎㅎ
마지막 사진은 실제 장면을 찍은 사진은 아니고 상황을 설정해 찍은 '연출 사진(작품)'이긴 합니다만 이곳 중국 학생들이 보면서 웃기도 하면서 있을 만한 상황이라고 하긴 하더군요. 일단은 여기도 프로젝터로 프리젠테이션 하듯 강의 하는게 대세라서... 교수님들도 지워지는 걱정 없어 다행이긴 할 겁니다. ㅎㅎ
드디어 가장 최근 글까지 따라왔습니다.
이제 부담없이 댓글달아도 되겠네요 ㅎㅎ
예전에 우연히 버클리대학 졸업식에 참관한 적이 있었는데 확실히 미국/중국 졸업식 분위기가 다르네요.
먼저 규모가 차이가 나고, 단체사진도 엄청 진지한 모드로, 약간 6,70년대 한국 분위기가 나네요 ㅎㅎ
수고^^ 하셨습니다. 저도 저런 단체 사진 찍어 본게 아삼삼하긴 한데(아마 군대 훈련소 마칠 때 찍은게 마지막인 듯) 일단 숫자가 어마어마 하니까 다른 단체 사진 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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