며칠전 이웃 친구가 하누카 촛불 켤 때 같이 저녁이나 먹자고 해서 갔다.
신기한 듯 뚫어져라 바라보는 1, 2호.
3호도 신기하기는 마찬가지.
중국인 부인은 튀김을 한 접시에 8개씩(한개는 먹고) 담아냈다. 당연히 음식은 전부 중식이다.
아이들은 자기 끼리 척척 알아서 논다.
소파를 뒤집어 아지트로 만들고 파고든 아이들.
5학년 룰루가 3호에게 책을 읽어주겠다고 나섰다. 그렇게 유대식(?) 저녁을 하루 보내고,
어제는 멤버 그대로 이란 출신 부부의 집에서 모이기로 했다.
어른들이 식전 노닥거리는 동안 아이들에게는 피자가 주어지고
제대로된 저녁 식사는 어른들끼리, 밥에 얹은 작은 건포도가 단맛을 터뜨리듯 내며 씹히는게 독특했다.
밥상이 걷히고 술이 돌고, 한병씩 들고온 포도주도 바닥이 나자.
집에 있던 위스키를 대신했다. 이란은 여느 이슬람 국가처럼 음주가 불법인데, 다(?) 마신단다.
지루한 백인 파티에 불만을 토로하다가, 음악을 틀고 춤을 추기 시작했다.
다음날 맑은 하늘이 보니 살짝 어지러웠다. 음주가무가 어울어졌던 전날 피곤이 덜 풀렸다.
화사한 겨울, 처음 이곳와서 자주 속았다. '비주얼만 봄' 같은 날씨다.
그늘은 눈이 그대로 남아 있고, 보기와 달리 많이 춥다.
그래도 해 뜨고 눈 비 맞았던 낙엽이 말랐다. 다시 눈 오기전에 잔디에서 걷어냈다.
겨울 오기전 치웠어야 했는데, 늦가을 비가 잦아 기회를 놓쳐 이제 치우고 홀가분 해졌다.
내친김에 비 홈통 낙엽도 걷어냈다. 아예 새해 맞이 청소를 하기로 했다.
2002년 월드컵때 사서 마라톤 풀코스도 서너번 뛰었다. 나름 추억 깃든 운동화, 과감히(?) 버렸다.
꺼내놓고 차마 버리지 못한 등산화. 오래되선지 밑창이 부서졌다. 그것만 갈면 또 쓸거 같아 다시 넣었다.
집 주변 돌며 한번 쓸고 들어 오니 1호 온풍구에 누워 깨알같은 박스 글자를 읽고 있다.
기가 차서 카메라 대니, 소파에 책읽던 2호가 뭔가 싶어 들여다 본다.
하나가 빈다. 3호, 엄마랑 마주하고 그대로 잠들었다.
빈둥거리며 다섯 가족이 마지막 날을 보내고 막 새해가 된 밤. 3호는 결국 참지 못하고 잔다.
티비 화면을 빌려 새해 인사, "Welcome you to 2017, Happy New Yea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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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해가 됐습니다. 미국 전역이 2017년을 맞으려면 몇시간 더 남긴 했네요.
이번 한주는 연말 분위기 제대로 내면서 '놀고 먹고' 했습니다.
어쩌다 보니 자주 만나는 네가정이 있는데, 나름 이력이 제각각이라 재밌습니다.
이를테면 접시에 음식을 8개 담아내는 중국인 부인이
한국 가게에서 자수 컵 받침을 샀는데 5개가 들어 있어서 이상했답니다.
듣던 이란 커플은 미국처럼 보통 6개, 12개로 한세트를 이룬답니다.
야튼 주변 만나는 사람은 백인이 훨씬 많은데,
아무래도 끌리는게 있는지 점점 아시안들이 친구가 많아지네요.
별것 없는 일상이라 그런가 나름 엄청 바쁜 한주를 보낸것 같네요.
축복해주셔서 감사하고요,
최선님과 가족분들 두루 건강하시고 좋은일 가득한 한해 보내시길 바랍니다.
감사합니다. 덕분에 아이들이 건강하게 자라는 한해가 될 것 같네요. 새해 복 많이 받으세요.
고맙습니다. 서울님께서도 복 많이 받으시길 바래요.
예, 오래된 것 특히 쓰던 것을 잘 버리지 못합니다. 버릴려고 보면 물건에 깃든 이런저런 추억이 주마등처럼 스쳐가네요. 버리면 추억도 사라지는 것 같은 서러움이 들기도 하고요. 그래도 미국에 올 때 한번 잔뜩 떼어버린 경험이 있어선지 요즘음 그래도 덜 하긴하네요.
고맙습니다. JM님도 새해 복 많이 받으시고 즐거운 한해 보내시길 바랍니다.
두루 좋은 말씀에 감사드립니다. 정말 올해는 마일 부자 한번 되길 바래봅니다. 가지 많은 나무, 여태는 모이기가 무섭게 샜네요.^^
새해 복 많이 받으세요~~ 애기들이 너무 이뻐서 이대로 있어주었으면 하는건 어른들 맘이겠죠? :)
고맙습니다. 네모냥님도 새해 복 많~이 받으세요. 장인 어른께서 막내는 처에게 그런 말을 종종 했답니다. 그래서 처가 키만 안크고 늙은거 같다고.... ㅎㅎㅎ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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