에어 캐나다 후기 2024년 5월 (Air Canada)

좋은씨앗 2024.06.03 08:21:33

에어 개나타의 악명은 익히 들어 알고 있었습니다만, 악명조차 잊어버리게끔 만드는 저렴한 가격에 현혹되어, 한국행 티켓을 구입하게 되었습니다.

 

* 샬롯에서 토론토, 토론토에서 인천공항으로 가는 코스,

* 그리고 인천에서 나리타 (제주에어), 나리타에서 토론토, 그리고 토론토에서 샬롯으로 오는 코스로 여행하였습니다.

 

이코노미 입니다. 알뜰히 마일 잘 모으시는 분들은 좋은 자리로 잘들 여행 하시던데, 저희 집은 그런 재주가 없나봅니다.

 

에어 캐나다 하면, 논란의 장애인 승객 홀대 논란을 비롯하여, 서비스 문제나 연발 연착 등의 안 좋은 소문들을 많이 읽었습니다.

하지만, 어떤 분들은 "기대를 접으면 실망도 적다" 는 말씀도 하십니다. 일단 부딪혀 보기로 합니다.

 

여행을 떠나기 전까지 몇 번의 스케줄 변경이 있었습니다만, 이러한 변경은 유나이티드에서 많이 겪어보았기에 크게 동요하지는 않았고, 전체 여행에는 변동이 없어서 그대로 두었습니다.

 

남부 시골에서 살고 있어서 몇 시간 운전하고 샬롯으로 향합니다. 이 정도 수고를 감수할 만큼 괜찮은 티켓 가격이었습니다.

 

샬롯 공항의 Express Deck Self-Park 를 이용하였습니다. 엑스프레스 덱 이라는 이름과는 걸맞지 않게, 주차장과 공항 터미널과는 꽤나 거리가 있었고, 셔틀을 타고 이동해야만 했습니다. 편의성은 나쁘지 않았으나, 올 때 짐이 무거워 조금 많이 고생했습니다.

 

공항에 도착했는데, 여행 첫 출발 비행기부터 딜레이가 됩니다. 처음에는 날씨 때문이라고 핑계를 대다가, 이후에는 승무원이 아직 도착하지 않아서라고 말합니다.

한국행 비행기를 놓치게 되면 어쩌나 싶었는데, P2 님께서는 "그러면 토론토에서 일박 하지" 라고 새삼 쿨한 모습 보이십니다.

 

그래도 어떻게든 인천행 비행기에 겨우 닿을 수 있을 정도로 데려다 주었습니다. '그래, 국제선은 시간 잘 지키겠지?' 라고 생각했으나, 비행기 탑승하고 한 시간 반을 대기합니다. 기장이 방송으로 무슨 이유라고 이야기를 하는데, 이제 뭐 될 대로 되라 싶고, 언제든 인천만 데려다주면 감사합니다 라는 마음으로 대기합니다.

 

기내식이나 서비스는 일반 북미 항공사들과 견주어 크게 떨어지지는 않는 것 같았습니다. 어떤 분 말씀마따나, 기대가 없으면 실망도 적습니다. 기내 엔터테인먼트도 나름 잘 갖추고 있었습니다. 인터페이스가 찝찝했지만 그래도 괜찮았습니다.

 

돌아오는 여정, 첫 출발은 제주에어이지만, 저는 당연히 에어 캐나다 부스에서 티케팅을 해야 한다고 생각했으나, 아니었습니다. 제주에어가 줄이 엄청나더군요. 거기서 발권하고 짐을 부쳤습니다. 나리타에서 환승은 유나이티드로만 해 보았기에, 동일한 터미널에서 갈아타는 것만 경험해 보았습니다. 제주에어를 이용한 환승은 아예 입국 절차를 다 밟아야 하더군요. 미리 알았더라면 마음의 준비라도 했을텐데... 아무튼, 나리타 터미널 3에서 활주로를 걸어서 무거운 짐을 들고 계단을 올라가야 했습니다. 제주 에어는 온 타임에 운행했습니다. 다만, 기내식도 물도 다 사서 먹지 않으면 국물도 없다는 것을 몰랐습니다. 이것은 어디까지나 제 무지에서 비롯된 것이니 패스.

 

에어 캐나다는 나리타에서 토론토 가는 행선에서도 딜레이를 시전하였습니다. '역시나 토론토에서 일박인가?' 하지만 도착 시간을 보니, 조금만 서두르면 샬롯 행 비행기를 탈 수 있을 것 같습니다. 그리고, 한 편으로는 샬롯 행 비행기도 딜레이 될 것이라는 예상을 쉽게 할 수 있었습니다.

 

토론토에서의 프리클리어런스는 헬 이었습니다. 줄도 길고, 검색도 빡세고...

 

심사를 마친 후 무거운 짐을 끌고 게이트로 달려가 보니, 역시나 샬롯 행 비행기가 딜레이 되었다 나옵니다. 이번에는 기장이 보안 검색대를 아직 통과하지 못해서 딜레이 되었다는, 듣도 보도 못한 이유였습니다.

 

그래도 마지막 비행기를 타면서는, '그래도 제 날짜에 데려다 주니 고맙지 뭐' 라고 생각했으나, 에어 캐나다는 호락호락하게 저를 놓아주지 않았습니다. 이번에는 짐 찾는 것이 문제더군요. 짐이 안 나오는 것이었습니다. '아, 드디어 나에게도 이런 시련이?' 라고 생각하면서 하염없이 짐을 기다리는데, 결국 나오기는 하더군요.

 

재미있는 것은, 제주 에어에서 짐을 부칠 때, 직원이 짐 빨리 나오게 해 주겠다고 덧붙여준 프라이오리티 표시가 정확하게 뜯겨져 있었고, 그렇게 제 짐은 아주 아주 늦게 나왔습니다.

 

무척 지치고 쫄리고 피곤한 여행이었지만, 아무튼 제 날짜에 여행이 되었고, 짐도 결국 제 품에 들어왔습니다.

 

한 줄 요약: 에어 캐나다, 기대를 접으면 실망도 적습니다.